꿈의 특성
꿈은 기억을 하지 못할 뿐이지 확실히 존재하며 수면이라는 과정을 통해 의식 상태에서 나타납니다. 하지만 꿈꾸는 상태와 깨어 있는 상태는 질적 측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깨어 있는 상태와 꿈꾸는 상태를 구별하는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Hobson,1988).
첫째, 사람들은 깨어 있을 때에도 감정을 느끼지만 꿈을 꾸고 있을 때는 훨씬 더 강한 감정을 느낍니다. 보통 기쁨이나 행복과 같은 긍정적 감정보다는 분노, 공포, 증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주로 경험합니다. 둘째, 꿈은 현실과 달리 앞뒤가 더 맞지 않고 비논리적입니다. 꿈에서 경험하는 시간과 장소, 사람은 잘 만들어진 각본처럼 구성되어 있지 않고 불연속적으로 나타납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던 선배가 갑자기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그 선배가 갑자기 후배로 변해서 나와 등상하고 있는 장면이 뒤죽박죽 나타납니다. 셋째, 판단을 엄격하게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합니다. 꿈에서 자신이 선배에게 반말을 하고 있는 상황은 깨어 있다면 분명히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꿈에서는 전혀 문제라고 판단하지 않고 평소 그래 왔던 것처럼 받아들입니다. 넷째, 깨어 있을 때보다 꿈에서 일어난 일을 더 잘 망각합니다. 악몽을 포함하여 꿈꾸는 도중에 일어나면 그 꿈을 잘 기억하지만 그 이외에 대부분의 꿈은 아침에 깨어난 후 곧바로 잊게 됩니다. 현실에서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었을 때 그 기억은 몇 년이 지나도 잘 잊어버리지 않지만 꿈에서 빌려준 돈은 금방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꿈 이론
꿈에 대한 이론은 프로이트가 제안하였고, 그 이후로 꿈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왔습니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1900)이라는 책을 통해 꿈 이론을 제안하면서 꿈은 무의식에 이를 수 있는 왕도(royal road)라고 하였습니다. 꿈은 무의식에 억압된 욕망이나 충동 등이 가장된 형태로 나타나는데, 만약 잠재되어 있는 그대로 표출되면 불안이나 죄의식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가장 아끼던 물건을 벽에 집어 던지는 꿈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공격성이 위장된 것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공격적 행동은 받아들이기 어려워 죄책감을 느끼게 되므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아버지의 물건을 망가뜨리는 것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렇게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꿈의 내용을 ‘잠재몽’이라고 하며 수용될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나는 꿈의 내용을 ‘현재몽’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가 기억하는 꿈은 모두 현재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잠재몽은 왜곡과 방어를 거쳐 현재몽으로 변환되어 나타나는데 이를 "꿈 작업(dream work)"이라고 합니다. 꿈 작업은 무의식에 위장된 형태로 있는 공포스러운 내용들을 꿈이라는 의식 상태에 안전하게 도달하게 해 주는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꿈 작업을 항상 성공하지 못하며 실패할 경우에는 불안을 일으키게 됩니다. 프로이트는 꿈을 분석하려면 현재몽에서 잠재몽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제안하였습니다. 안전한 형태로 나타난 현재몽을 분석하려면 무의식적 욕구, 욕구에 따른 불안, 불안을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방어가 드러나 결국 잠재몽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꿈에 무시무시한 욕구가 잠재되어 있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은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억제된 생각이 꿈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 연구에서 실험 참가들에게 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한 후 잠들기 5분 전에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쓰게 하였습니다(Wegner, Wenzlaff, & Kozak, 2004). 첫 번째 집단에게는 친한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억제하면서 쓰라고 하였고, 두 번째 집단에게는 친한 사람을 초점에 두고 쓰라고 하였으며, 세 번째 집단에게는 머릿속에 생각나는 것을 아무거나 자유롭게 쓰라고 하였습니다. 하루가 지난 후 참가들에게 꿈을 꾼 내용을 쓰게 하였는데, 세 집단 모두 친한 사람과 관련된 꿈을 전반적으로 꾸었습니다. 그 가운데 꿈을 가장 많이 꾸었던 집단은 바로 친한 사람을 생각하지 말라고 억제한 집단이었습니다. 즉, 꿈은 우리가 기억하거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것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이 시험시간에 늦거나 배우가 대사를 잊어버리는 꿈을 자주 꾸게 됩니다.
꿈에 대한 다른 이론은 활성화-통합 모형(activation-synthesis model)으로, 꿈은 잠자는 동안 무작위로 발생한 전기신호들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제안합니다(Hobson, 1988). 우리는 깨어 있을 때 여러 감각을 동원하여 얻은 외부 자극이나 정보를 해석하게 됩니다. 가령, 구내식당을 걸어가면서 오늘 어떤 메뉴가 나올지 냄새를 통해 파악합니다. 한편, 꿈을 꿀 때는 외부 정보가 없지만 깨어 있을 때와 동일하게 파악하고 해석하려고 합니다. 꿈 상태에서는 깨어 있는 상태와 다르게 연속성 없이 무작위로 발생된 전기 신호들(깨어 있을 때 경험했던 자극들)을 해석하기 때문에 논리적 연결이나 일관된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갑자기 바뀌는 장소들 또는 동일한 인물이 역할을 바꿔서 나오는 장면들이 그 예입니다.
다른 학자들은 꿈을 인지적 과정이라고 하였습니다. 꿈은 개인의 관심이 표현된 것이며 꿈의 내용과 깨어 있을 때의 사고나 행동 간에는 연속성이 있기 때문에 인지적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꿈을 통해 표현되는 관심은 깨어 있을 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깨어 있을 때 특정한 활동에 관하여한 사람들은 꿈에서도 그런 활동이 포함된 내용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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