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사회적 발달 이론 (E. H. Erikson)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

에릭슨은 인간행동의 기초로서 원초아(id)보다는 자아(ego)를 강조하고 또 자아가 형성되는 심리 사회적 환경을 중시하여, 인간의 발달은 전 생애를 통해 개인이 경험하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개인 내적인 요인이 결합되어 진행된다고 보았습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라는 점과 자아를 성격의 중심적 구조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이트의 이론과 구분됩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는 각각의 단계마다 개인에게 부과되는 사회적 요구가 따르는데, 이 요구는 하나의 위기(crisis)로서 그 해결 여부가 개인 인생의 전환점이 됨을 강조합니다. 다시 말하면, 에릭슨은 인생의 발달 과정을 다음과 같은 8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마다 해결되어야 할 사회 발달 문제가 있어서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성격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습니다.

1) 신뢰감 대 불신감(trust vs. mistrust: 0~1세)

유아가 출생 후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은 어머니입니다. 이때 어머니가 유아의 욕구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에 대한 유아의 신뢰 여부가 결정됩니다. 어머니가 유아에게 친밀감을 주고 지속적으로 일관된 행동을 보여 주면 유아는 자신과 어머니의 관계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고, 이 신뢰는 외부 세계에 대한 확신이 생기도록 합니다. 반면, 어머니가 친밀감을 주지 않고 일관된 행동을 보여 주지 않으면 어머니에 대한 불신감과 외부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2) 자율성 대 수치심(autonomy vs. shame: 1~3세)

유아가 2세가 되면 주변 사물에 대한 탐색행동이 증가하고 자신이 직접 사물을 살펴보고 건드려 보고 싶어 합니다. 이때 부모가 유아의 이런 행동을 격려하고 관심을 가져 주면 유아는 자립심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반면, 부모의 간섭이나 과잉보호를 받는 경우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수치심과 의심의 감정이 발달하게 됩니다.

3) 주도성 대 죄책감(initiative vs. guilt: 3~5세)

아동이 3~5세경이 되면 이미 형성된 자립심을 토대로 스스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따라서 주도성을 지닌 아동은 계획을 세우며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성취하려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권위를 완화시켜 아이와 흥미 있는 계획에 아이와 같은 입장으로 참여함으로써 이러한 과정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동에게 스스로 일을 완수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자신에 대한 죄책감을 갖습니다. 반면, 아동이 이런 위기를 극복하면 주도성을 갖게 됩니다.

4) 근면성 대 열등감(industry vs. inferiority: 5~12세)

초등학교 시기가 되면서 아동은 공식적인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든 기초적 기술을 배우게 됩니다. 이때 이 모든 기술을 잘 습득하는 아동은 자신감을 갖게 되어 근면성이 발달하지만, 동료에 비해 뒤떨어지는 아동은 열등감을 갖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개인적인 관심, 독립적인 사회생활 등을 포함하여 완전히 기능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특히, 이 시기에게는 아동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즉, 교사는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과 행동을 가능한 한 자주 사용해야 합니다.

5) 정체감 대 역할혼란(identity vs. role confusion: 청소년기)

청소년기는 발달 단계상 가장 중요한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진리란 무엇인가?’ ‘우정이란 중요한 것인가?’ 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아정체감이 확고하게 정립될 수 있습니다. 이 자아정체감은 다수의 역할을 내적인 연속감 또는 정체감을 제공하는 일관된 양식으로 통합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역할혼란 상태에 빠져 진학 및 직업 선택에 곤란을 가져올뿐더러 무기력감과 혼란 속에서 부모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청소년기에 자아정체감을 확립하는 것이 앞으로 자신의 인생을 보다 만족스럽게 사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자아정체감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6) 친밀감 대 고립감(intimacy vs. isolation: 성인 초기)

공식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의 성인은 보다 폭넓은 대인관계를 갖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결혼을 하여 부부생활을 합니다. 그러려면 남과 친하게 지내고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이때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전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정체감을 확립해야 합니다. 이 정체감이 형성되어야만 친밀감을 획득하고, 다른 사람과 친숙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런 친밀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못할 때는 다른 사람에게 소외되어 고립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7) 생산성 대 자아탐닉(generative vs. stagnation: 중년기)

40대는 생산의 시기입니다. 사회를 이끌어 가는 중추적인 세대로서 자녀의 양육은 물론 후세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는 인생의 모든 부분에서 생산적이고 창조적이며 개인의 모든 활동에서 의미와 기쁨을 발견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시기가 되면 후세대를 위한 활동(자연보호, 환경보존 등)에 많은 참여를 하고 인류 복지를 위해 노력합니다. 반면, 생산적인 일원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들은 일신의 안위와 욕구 충족을 위해 애쓰는 자아탐닉에 빠지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