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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샤흐터의 정서의 이요인 이론 / 올림픽 메달 수상자 의 정서

정서는 생리적 감각과 행동적 표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심장은 공포 때문에 두근거리기도 하지만, 분노 때문에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비탄에 빠져 울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때 너무 행복해서 울기도 합니다. 우리는 즐거워서 웃기도 하지만, 어이없어서 웃기도합니다. 이처럼 정서를 설명할 때, 무엇인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것이 인지적 구성요소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정서에서 인지적 요소의 역할에 대하여 오랫동안 논쟁을 하였습니다.

-샤흐터의 정서의 이요인 이론

1964년에 스탠리 샤흐터(Stanley Schachter)는 정서 이요인 이론(two-factor theory of emotion)을 제안하였습니다. 그에 의하면, 특정한 정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인이 필요합니다. 첫째, 생리적 각성상태가 높아졌다는 것을 경험해야만 합니다. 둘째, 그런 각성을 설명할 수 있는 인지적 명명이나 귀인을 찾아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생리적 각성상태를 인지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여러 정서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서의 이요인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샤흐터와 제롬 싱어(Jerome Singer)는 1962년에 생리적 흥분을 일으키는 호르몬인 에피네프린을 남자 피험자들에게 주사하였습니다. 한 집단(약물정보 제공 집단)의 피험자들에게는 약물주입의 부작용에 대하여 경고를 해 주고, 다른 집단(약물정보 비제공 집단)에게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 집단(플라시보 통제집단)은 아무런 해가 없는 가짜 약인 플라시보(비타민 영양제)를 주입하였습니다. 약물효과가 발생하기 전에, 피험자들은 혼자서 실험협조자와 함께 있도록 하였습니다. 실험 협조자는 어떤 경우에는 도취감에 빠진 척 행동하고, 다른 경우에는 화가 난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약물정보 제공 집단은 자신의 생리적 반응은 약물 때문이라 생각하였고, 플라시보 통제집단은 아무런 생리적 반응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약물정보 비제공 집단은 이유도 모른 채 갑자기 흥분되기 때문에, 자신의 감각을 확인하기 위하여 노력하면서, 동일한 상황에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단서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이 집단의 피험자들은 실험 협조자의 행동에 따라 행복감을 느꼈거나 분노를 느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들 자신이 동일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샤흐터의 정서 이요인 이론은 상당한 주의를 끌었는데, 모든 연구들이 그 결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일반적인 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각성되었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 할 때, 그들이 처한 상황을 관찰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정서를 확인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론은 두 가지 흥미로운 시사점을 주는데, 하나는 만약에 사람들이 자신의 각성을 비정서적 출처에 귀인한다면, 그들은 정서를 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만약에 사람들이 자신의 각성을 정서적 출처에 귀인한다면, 그들은 그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요약하면, 사람들은 자극을 받으면, 자신의 정서를 인지적으로 강화하고, 축소하고 변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귀인과 반사실적 사고

사람들은 흥분이 되었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할 때,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 원인을 찾음으로써 자신의 정서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실제 원인이 아닌 것에 그 원인을 돌리는 오귀인(misattribution)과정을 통하여, 한 사건에서 생긱 흥분이 다른 사건에 대한 우리의 정서적 반응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격렬한 신체운동을 한 후 사람들은 모욕을 받을 때 더 많이 분노하였고, 이성을 만났을 때 성적으로 더 많이 흥분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자율신경계의 흥분은 다른 사건에 대하여 부작용을 낳거나 더 많은 감정을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1986년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과 데일 밀러(Dale Miller)는 사건들에 대한 사람들의 정서적 반응은 반사실적 사고에 의하여 채색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반사실저거 사고(counterfactual thinking)는 발생할 수도 있고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다른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것입니다. 때때로 성과에 대한 우리의 정서적 반응들은 이런 반사실적 사고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만약에 실제 결과보다 상상된 결과가 더 좋다면, 우리는 상실감이나 좌절감 그리고 후회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상상된 결과보다 실제 결과가 더 좋다면, 안도감과 의기양양과 같은 정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인지적 관점이 맞다면, 긍정적인 사건과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정서적 영향을 ‘무엇이 발생할 수 있었는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Roese, 1997)
실제로, 1992년 하계올림픽에 출전해서 수상을 한 41명의 선수들을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한 다음에 피험자들에게 그들의 성적을 알려 주지 않고 정서상태를 평가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은메달을 수상한 선수보다 동메달을 수상한 선수를 더 행복하게 평가하였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동메달을 딴 선수는 4등을 했을 경우를 상상함으로써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반면에, 은메달을 딴 선수는 금메달을 땄을 때를 상상함으로써 나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Medvec, Madey & Gilovich,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