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언어의 습득 (학습이론, 생득이론)

언어의 습득

 

 아동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설명하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의 학자들의 관심사였습니다. 언어 습득에 대한 심리학자들의 견해는 두 가지 입장으로 대별 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언어행동 역시 다른 행동과 마찬가지로 조건형성의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보는 학습이론입니다. 언어는 경험에 의해 학습되는 것으로 언어 습득은 곧 모방, 따라함 과 강화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또 다른 입장 하나는 학습보다는 생득적인 경향을 중요시하는 생득이론입니다. 이 이론에서는 언어 습득 과정에서 나타나는 독창성과 인간 언어의 복잡성을 강조합니다.

 

 

(1) 학습이론

 학습이론가들은 아동이 언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환경 속의 사물이나 사람들이 강화 제공자의 기능을 담당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언어 발달을 설명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여겨지는 학습의 세 가지 형태, 즉 고전적 조건형성, 조작적 조건형성, 관찰학습을 통해 언어가 습득된다고 봅니다.

 

고전적 조건형성

초기의 이론은 고전적 조건화로 언어 습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엄마’(조건 자극)라는 소리가 엄마의 행동과 반복적으로 결합됨으로써 엄마라는 단어의 의미가 습득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엄마의 수유행동에 대한 아이의 반응이 엄마라는 소리와 조건형성 됩니다. 이와 같이 뜨거워라는 소리와 조건형성 됩니다. 이와 같이 뜨거워라는 단어의 의미 역시 난로, 불 등의 무조건 자극과 계속 결합됨에 따라 학습됩니다.

 

조작적 조건형성

많은 심리학자들은 조작적 조건형성 과정을 통해 언어가 습득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Skinner, 1957: Rachlin, 1976). 언어 습득은 부모나 주변 인물에 의해 강화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바람직한 소리(예를 들면, “엄마”)를 낼 때 마다 신체적, 사회적 애정을 나타내는 보상과 격려를 받게 되고,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틀린 소리를 내면 무시되거나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스키너에 의하면 언어행동은 다른 행동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으며, 언어 반응을 포함한 모든 반응은 강화, 소거, 일반화, 변별 등의 과정에 따라 습득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언어 습득의 조건형성 이론에 대해 여러 심리학자들이 반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첫째, 언어 습득은 단순한 조건형성에 비추어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언어의 사용은 창의적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건형성의 용어로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이전에는 결코 듣지도 못했고, 사용하지도 않았던 소리의 단위를 독창적으로 배열해서 쓰고 있으므로, 단순한 강화에 의해 새로운 결합이 확립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셋째, 강화에 의해 언어가 학습된다면 사회문화적 환경이 다른 아이들의 언어 습득 방식과 과정이 달라야 하지만, 사회적강화의 기회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러 문화의 아이들은 비교적 항상적이고 보편적인 양식으로 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입니다.

 

 

 

관찰학습

아동은 성인을 모방하거나 흉내 냄으로써 말하는 것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선풍기를 가리키며 선풍기라고 말할 때, 아이는 그 이름을 반복할 수 있고 그것은 아이가 선풍기라는 단어를 학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모든 아이가 자기보다 더 나이 먹은 사람을 모방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그 말의 의미를 알고 있을 때에만 모방이 가능합니다.

 

 

(2) 생득이론

 생득이론은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이 선천적인 것이며 아동은 언어를 학습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고 봅니다. 촘스키(Chomsky, 1959)를 비롯해 여러 학자들은 언어 습득의 과정이 인간 진화의 유산이며 강력한 생물학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유아는 단지 강화를 받은 단어계열을 반복함으로써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생득적으로 부여되는 언어 습득 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 LAD)를 통해 일정한 규칙을 적용해 나가면서 새롭고 독자적인 언어를 구성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는 LAD와 같은 장치만이 아동이 어떻게 그들이 듣는 문장의 조각과 잘못된 문법에서 정확한 문법을 배울 수 있게 되는지를 설명해 준다고 믿었습니다. 촘스키는 LAD가 인간에게 고유하며 다른 어떤 동물도 언어를 사용하거나 언어를 사용하도록 훈련받을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이처럼 생득이론은 언어 사용의 창의성이나 보편성을 설명해 주면서 조건형성 이론에 대한 훌륭한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득적 기제와 가설 검증뿐만 아니라 모방과 강화 역시 언어 습득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언어를 습득하는 데 필요한 선행 경향성을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습득되는 언어는 학습과정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고 있습니다.